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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테라포밍 직원 이야기Archiving/머리속 아이디어 2024. 11. 21. 23:10반응형
"안녕하세요? 하하하 여긴 참 덮네요."
챙이 넓은 모자를 쓴 남성이 팔로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멋진 수트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어서 그런가 누가봐도 더워보였다.
"아.. 그렇습니까? 여기선 차가운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거죠?"
모자챙에 얼굴이 반쯤 가려 입술만 들썩이는 남성은 연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듯 입을 움직였다. 남성의 몸은 모든게 호리호리해서 그가 서있는 곳은 그에게 혹독하게 보였다. 이미 붉은 색 모레로 가득한 바닥에 두 발이 이미 잠겨 있었다.
"어라라라? 벌써 모레가 신발에 가득하군요? 아아 싫어라 모레가 구두에 들어오면 까끌거리는게 느낌이 좋지 않아요~~"
그는 우스꽝 스럽게 한발씩 들어올려 좌우로 털었다. 모레가 만화처럼 흘러나왔는데 그는 게의치 않았다.
"예~ 예~ 갑니다 갑니다. 이 더운곳을 적절한 온도로 바꿀게요. 암요 암요. 이 행성이 얼마나 고객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압니다. 네....... 흐음 근데..."
슬근 슬근 걷던 남자가 갑자기 걷는 걸 멈추고 챙을 살짝 들어올렸다. 맑고 순진한 눈망울리 금새 얇아지거니 웃는 것처럼 휘었다.
"1세대 괴수가 어떻게 살.아.있.을.까.나?"
그의 시선 끝에는 행성의 대기권에 얼굴을 들이밀고 가볍게 숨을 내쉬고 있는 거대한 불기둥이 있었다. 피부가 계속에서 불에 타서 갈라지고 있었고 재가 된 피부는 바닥으로 떨어지며 불에타고 가루가 되어 쌓였다. 그리고 그건 모레로 쌓였다. 거대한 괴수는 가만히 숨만 내쉬었는데 바람이 일었고 모레를 저 멀리 날려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이 행성의 환경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너무 쉽게 상상이 됐다. 남자는 바람에 모자가 날라가지 않게 손으로 누르며 괴수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우리 의뢰주께서 싸구려 업체에게 넘어가셨나 보네요. 이정도면 추가금을 받아야겠어요. 많이요. 엄청 많이.... 그리고 앞으로는 듣보잡 업체엔 맡기지 마시라고 꼭 전해주세요? 아시겠죠?"
남자는 모자를 벗어던졌다. 상쾌한 얼굴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는 남자는 기괴하게 얼굴이 일그러지며 환희와 광기 사이의 얼굴을 했다. 뒤로 넘긴 앞머리가 바람에 흔들거리며 양 눈앞에 내려 앉을 때! 남자는 뛰었다. 흐느적 거리는 팔다리는 순식간에 괴수와의 거리르 좁혔고 곧이어 괴수의 몸과 부딪혔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루터기가 무너지긋 커다란 괴수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이 두쪽이 나듯 대기의 구름이 갈라지며 괴수가 땅바닥에 쳐박혔다.
끝이었다. 남자는 괴수의 밑둥에서 터덜거리며 걸어나오더니 모자를 주워 쓰고는 상쾌했다는 듯 말했다.
"의뢰 끝! 얼음 결정도 심어뒀어요! 아하하하 오랜만에 1등급이라니 상쾌하네요."
남자는 가볍게 살랑거리며 왔던 길로 걸어갔다.
"자, 그럼 천년뒤에 만나요~"
남자는 즐겁게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순식간에 남자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졌다.
-끝-
행성 테라포머, 1급 사무관.반응형'Archiving > 머리속 아이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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